만화 이야기

[만화작법] 그림 스타일로 본 만화 종류

만화그리는목각인형 2008. 3. 11. 14:50
[만화작법 강의 1]

만화를 보다 보면 어떤 그림은 간단하고, 어떤 그림은 복잡하던데 그렇게 다를 수도 있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만화는 그리는 방식에 따라 삽화체(극화체), 반삽화체, 명랑체(만화체), 순정체로 나뉩니다.

삽화체(극화체)

삽화체(극화체)는 그림이 꼼꼼하고 세밀합니다. 일본 작가로는 <생추어리>를 그린 이케가미 료이치, <개를 그리다>를 그린 다니구치 지로 작품들이 삽화체(극화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개를 기르다> 한 장면. ⓒ다니구치 지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남자 이야기> 한 장면. ⓒ권가야


국내 작가로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그린 박흥용, <토지>를 그리고 있는 오세영, <남자 이야기>를 그린 권가야 씨가 극화체죠. 그림이 무겁고 내용도 진지해서 만화를 정말 좋아하는 이들은 이런 그림체에 열광합니다. 이런 그림을 그린 작가들은 대체로 자기 그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데, 그림이 유행(?)을 타지 않고 개그컷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한국 단편 소설을 만화로 만든 작가 이름과 같은 작품집인 <오세영> 한 장면. ⓒ오세영


반삽화체(반극화체)

제일 폭넓은 인기가 있는 그림체로 학습만화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죠. 일본에서 발달한 SD(Super Deforme)도 반삽화체인데, 머리가 크고 몸을 작게 하는(2등신, 3등신-머리 크기를 기본으로 함) 변형 구조로 대개 귀엽게 나타낼 때 주로 쓰입니다.

명랑체(만화체)

김수정 작품 <아기공룡 둘리>를 명랑체라고 하는데 선이 간단하고 개그컷이 많아 쉬워 보이지만 그리기는 쉽지가 않아요. 그렇게 슥슥 그려내듯이 그리려면 꽤 많은 노력이 곁들여진 실력이 따라야 합니다. 일본 작가로는 <크레용 신짱>을 그린 요시토 우스이가 있습니다.

그럼 그 그림이 잘 그린 그림인지 그렇지 않은 그림인지 어떻게 알 수가 있을까요? 그건 바로 ‘선’입니다. 펜선을 보면 그 그림이 잘 그린 그림인지를 알 수가 있어요. 많이 그리다 보면 그림 선이 그만큼 자신 있어집니다.

어떤 작품을 보더라도 1편과 10편은 그림이 다릅니다. 뒤로 갈수록 그림이 좋아지죠. 우리가 많이 접하는 일본만화는 거의가 잡지에 연재하며 단행본 분량이 되었을 때 책으로 나옵니다. 주간지를 기준으로 한다면 한 해에 단행본 3~4권이 됩니다. 같은 그림을 한 해 넘게 그리다 보면 그만큼 그림이 좋아지는 겁니다. 명랑체보다는 극화체나 반삽화체(반극화체)에서 보다 더 느낄 수 있습니다. 

순정체

강풀이 그린 <순정만화>가 아닌 말 그대로 순정만화입니다. 순정만화하면 머리가 길고 키도 크고 눈이 큰 그림인데, 순정만화도 많은 변화를 겪어 소년만화와 비슷한 만화도 많습니다. 남자 작가도 순정만화를 그리기도 하지만 손가락에 꼽을 만큼이라, 대부분 여자 작가가 순정만화를 그린다고 보면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음악만화 <나나(NANA)> 한 장면. ⓒ야자와 아이


감성과 상상력은 남녀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남자들도 순정물을, 여자들도 극화를 그려야 작품 다양성 측면에서 좋아지지 않을까요.